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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주는 것들

[아르바이트 후기] 키즈카페인가 맘스 주점인가?

키즈카페

키즈카페 아르바이트를 했다. 

하루만에 카페에서 50만원을 쓰는 엄마들을 만났다. 새로운 세상이었다.

키즈 카페의 업무는 식당+ 카페 + 아이들 신경쓰기 + 청소 로 이루어져 있다.

청소는 정말 중요하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먼지 한톨에도 맘카페에 글을 올리는 엄마들이 있기 때문이다.

창틀, 식탁, 장난감, 트렘폴린, 매트, 바닥, 기타 등등 닦을 수 있는 것은 다 닦는다. 

 

또한 카페인만큼 음료제조에도 능숙해야 한다.

아메리카노, 카페모카, 카페라떼, 마끼야또, 그외 기타...

 

식사도 가능하다.

돈까스, 불고기, 오므라이스, 감자튀김, 해물떡볶이..

 

주방장이 만들어서 내어놓으면 서빙을 하면 된다. 

가격은 사악하다. 아이들이 놀이를 이용하는 가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 크기 돈까스 하나에 만원을 훌쩍 넘는다. 

네명이서 음료까지 시키면 5만원 정도 나온다. 

요즘 어디든 나가서 식사하게 되면 그정도는 나온다지만 이곳에 오는 엄마들과 아이들은 거의 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대단하다...

 

학교 끝나고 학원에 갔다가 끝나면 아이들은 키즈 카페로 와서 엄마와 식사를 하고 키즈카페에서 놀다가 저녁까지 먹고 갈 때도 많다. 저녁에 아이들이 같은 건물에 있는 학원으로 이동을 하면 엄마들끼리 그 때부터 맥주 파티가 벌어진다.

 

왜! 엄마는 맥주먹으면 안되냐!?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빈도수와 먹어대는 맥주의 양이 좀 문제가 된다. 

룸을 하나 잡고서 열댓명이 모여 먹으며 마시고, 아이들은 들락날락 하며 과자를 사먹고 그러다 보면 돈 50만원은 우습게 날아간다. 

사장 입장에서 좋은 일이겠으나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꽐라가 된 엄마들이 집에 갈 생각을 안하고 술판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주방장도 퇴근한 시간 사장은 안주를 만들어내느라 바쁘고 이제는 그만하고 가라며 얼르고 달랜다. 

 

술에 떡이 된 엄마를 야근한 남편이 아이와 함께 데리고 돌아가거나 대리를 불러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면 이 곳이 과연 키즈 카페인가 맘스 주점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주일에 한두번씩 맥주파티를 벌이고 아이들은 취한 엄마와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버스 끊어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나는 초인적인 힘과 스피드를 발휘하여 엉망진창이 된 룸을 청소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곤했다. 

 

꿈과 환상의 나라까지는 아니어도 아이들이 해맑게 뛰어 놀고 엄마는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

그 뭐랄까 따뜻함이 느껴지는 키즈카페에 대한 환상이 와르르 무너졌던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