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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주는 것들

육아가 적성에 맞으세요?

세월이 어쩌면 이렇게 빠른지 내 주변 사람 거의 다가 부모가 되었다. 

결혼률과 출산률이 너무 낮아져 큰 일이라고 하는데 결혼식은 왜이리 많은 것이며 출산 소식은 왜이리 자주 들리는 것일까?

통장이 시렵다. 

 

아기 엄마들과 만날 일이 많아지면서 경험해본 적 없는 육아에 대해 간접경험을 하게 된다. 

아이를 좋아하지 않던 A는 아이가 자기 인생의 전부라고 말하면서 지금까지 이런 사랑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놀라워 한다.

남편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지만 이젠 자기는 아이랑 둘이서만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B 또한 마찬가지다. 

자신의 사랑이 남편과 아기에게 나눠지는 수준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 전부는 아기에게 있다고 한다. 

 

아빠들 어떡하냐? 

찬밥 신세를 면하려면 아기만큼 귀여워지던가 (그건 불가능한 일이겠지)해야 할 것 같은데...

아무튼 간에 엄청난 노력을 해서 아내의 마음을 사야 할 것 같다. 

 

내 주변 엄마들은 이렇게 아이를 극진히 사랑하는데, 나 또한 엄마는 당연히 그렇게 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엄마들도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웹툰을 하나 봤다.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였는데 내가 본 것은 아기를 사랑하고 아기에 대한 책임이 있지만 육아 하는 내내 답답하고 우울해서 정신과를 찾은 에피소드였다. 작가는 엄마로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정신과 상담 의사 또한 아기를 키우는 엄마였는데 의사의 답변에 "아! 그렇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나 또한 처음 들은 이야기에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것은 "육아도 적성이다." 라는 것이었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적성에 맞는 일이 있고 맞지 않는 일이 있는데 그간 왜 육아는 '엄마라면 당연히 잘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 작가는 아기를 사랑하지만 아기를 키우는 일에는 소질이 없고 집 안에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힘들어 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아, 육아도 적성이구나.

 

적성에 안맞는 일하느라 고생인 사람들이 꽤 많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이거 꽤 심각한 문제인데? 란 생각도 함께.

 

맘카페를 들락날락 하다보면 아이를 낳은 것을 후회하는 엄마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처녀 때도 아이 싫어했는데, 남편 때문에 셋이나 낳았어요. 아이들을 볼 때 지긋지긋해요."

"하나면 외로울까봐 둘 낳았는데 못살겠어요."

"아이를 낳지 말 걸 그랬어요. 둘이서만 사는 게 훨씬 행복했어요."

 

이들은 육아가 적성에 안맞는 것이 아니었을까?

 

가장 큰 문제는 적성에 맞는지 안맞는지 낳아봐야 안다는 것인 것이 문제다.

 

어르신들은 낳아놓으면 다 알아서 큰다는 뱃 속 편한 소리를 하지만, 그럴 게 아니라 이건 정말 철저한 계획 속에서 이루어져야하는 심각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몇명을 언제 어떻게 (계획대로 안되는 게 인생사이지만) 기를 것인지, 부부가 어떻게 역할을 분담하여 길러낼 것인지, 적성에 맞는지, 안맞는다면 어떻게 대안을 세워가며 키울 것인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다 상황에 맞춰 살게 되어있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저 말을 믿고 될대로 되라 하며 아이를 낳아서는 안될 것이다. 

아이들이 무슨 죄인가?

아이들이 자신의 엄마 마음을 안다면 그 얼마나 슬플까? 

 

육아도 적성이다. 

아이를 낳을 것인가? 말 것인가? 낳을 거라면 몇명을 낳아 어떻게 기를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일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솔직히 주변을 둘러보면 심각하지 않게 아이를 낳는 사람들도 많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