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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주는 것들

도시가 주는 스트레스

 

지방에서 몇년 살다가 다시 고향 서울로 돌아왔다. 

막힐 일 절대 없는 시골길을 달리다가 서울로 들어오니 10분이면 갈 거리를 30분이 넘게 가게 된다. 

어딜가든 차가 막힌다.

자연스레 스트레스가 쌓인다. 

 

절대 껴주지 않는다. 조금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욕이 절로 나온다. 

그런가보다 하며 익숙해져야 하는데 아직 멀었나보다. 

그런 일에 일일히 마음 쓰며 성질내다보면 스트레스로 제 명에 못 살고 죽을 것 같은데 그게 잘 안된다. 

 

이름 난 식당에 가기 전에는 항상 주차가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주차타워를 갖고 있는 대형 식당이 아닌 이상 가게 앞에 몇대 댈 공간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무데나 차를 대도 상관이 없는 곳, 막힐 일 없는 시골길, 풀냄새, 아름다운 풍경이 그립다. 

 

 

 

 

전철을 탔다. 

대학 다닐 때가 생각났다. 

이걸 어떻게 매일 타고 다녔을까?

전철문이 열린다. 사람들이 내리기도 전에 먼저 타려고들 난리가 났다. 

솔직한 심정에선 어르신이건 젊은이건 간에 상관없이 밀쳐버리고 싶다. 

도대체 왜?

내리지도 않았는데 타는 것일까?

피곤하기 때문이겠지란 생각이 든다. 

이해는 된다.

 

사실 사람들로 붐비는 도시에 사는 것 자체로 피곤하다.

사람들은 편안함을 느끼는 자기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하는데 어딜가든 사람들로 붐비는 도시에서는 절대적인 자기공간을 보장받을 수가 없다. 

 

이동하는 내내 경쟁이다.

다리가 저려온다. 내 앞자리에 사람이 일어난다. 

저 멀리서 할줌마 (아줌마+할머니)가 달려와 나를 밀치고 앉는다. 

깊은 한숨이 나온다. 

더는 그 면상을 볼 수가 없어 자리를 비킨다. 

 

출퇴근길의 지옥철은 말할 것도 없다. 

 

집으로 돌아왔다. 

밥을 먹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지친 심신을 달랜다. 

바람결에 들어오는 담배냄새와 함께 애써 찾아온 평화가 깨진다.

(흡연자가 정말 너무 싫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흡연자는 본 적이 없다.

존재함만으로 흡연자는 남에게 해악을 끼친다. 꼴초 한명이 버스를 타면 그 쩔은 내가 온 버스를 가득 채운다!)

윗집의 아이가 잠을 안자고 뛰어다닌다. 

우당탕퉁탕...

아직까지는 창문을 닫고 자기에는 더워 살짝 창문을 열고 몸을 뉘었다. 

오토바이 여러대가 폭주를 뛰는지 난리가 났다. 

하루, 이틀, 사흘.. 매일 같은 시간에 모여서 노는 것 같다. 

내 안에 악마가 나를 통해 말한다. 사고 나라.

 

도시에서는 집도 쉴 수가 없는 곳이다. 

 

 

 

지방을 경험하고 난 후 나는 지방전도사가 되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마다 지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던지, 만들던지 해서 제발 이 지옥을 떠나라고 하고 있다.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잘 수 있고 새소리를 들으며 깰 수 있다. 

막히는 곳은 없다. 

마트, 식당, 어딜가든 주차 공간이 넉넉하다. 

쉬는 날에는 지역명소로 나들이를 가고 장이 열리는 날이면 가족끼리 외식을 하며 즐길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석양을 뒤로하고 들판을 달릴 수 있다. 

집값도 싸다!

 

도시에선 더이상 살 수 없을 것 같다.